1. 보게 된 이유
연기력으로 따졌을 때 구멍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배우님 등의 연기파 배우님들이 대거 출연하시기도 했고, 디스토피아 세계관 속에서 '우뚝 서있는 아파트'라는 소재가 신선하기도 했습니다.
2. 줄거리
갑자기 발생된 대지진, 세상은 아수라장이 돼버렸습니다. 그 가운데 홀로 건재한 황궁 아파트, 생존한 사람들은 그 아파트로 몰리게 됩니다. 하지만 황궁 아파트 입주민들은 다른 사람들이 몰려와 사는 것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생존한 사람들이 빈집인 줄 알고 지내다가 집주인이 돌아오자 칼로 찌르자 적개심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찬반 투표를 통해 외부인들을 모두 몰아내고 아파트는 입주민만 사는 것으로 합의를 하게 됩니다. 아파트를 위해서 몸을 사리지 않는 영탁이 주민대표로 선정되고 황궁 아파트 입주민들은 빠르게 체계를 구성하게 됩니다. 간호 및 의학 관련 직업이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의료소를 구축하고, 청소년을 포함한 남성들은 식량을 구해오는 탐색팀을 꾸립니다.
건재한 황궁 아파트는 바깥의 아수라장과 비교되게 날이 갈 수록 더욱 빛깔이 고와집니다. 축제를 벌이기도 합니다. 바깥의 디스토피아를 뗄깜 삼아 빛나는 유토피아였습니다. 황궁 아파트는 과연 계속 그 유토피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3. 등장인물
1) 김영탁/이병헌
황궁 아파트 주민 대표입니다. 아파트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행동력과 결단력으로 주민 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2) 김민성/박서준
전직 공무원이었으나 영탁의 눈에 띈 이후 밤범대-탐색팀-로 발탁됩니다. 이후 실력을 인정 받아 그의 조력자가 됩니다. 세상이 망했고, 이 가운데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아파트에 머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 주명화/박보영
전직 간호사이자 민성의 아내입니다. 극악의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다친 이들을 보살핍니다. 따뜻한 인간미와 강인함을 동시에 지녔습니다. 모두가 다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어 하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4) 김금애/김선영
아파트 위생관리와 식량 배급의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아파트 내 여자들의 실세입니다.
5) 문혜원/박지후
재난이 일어난 후 겨우겨우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온, 영탁의 옆집 소녀입니다. 영화 내에서는 유일하게 바깥 상황을 목도하고 경험한 인물입니다.
6) 도 균/김도윤
오로지 황궁 아파트 입주민만 사람으로 취급해주며, 외부인들은 내쫓는 아파트에서 자신의 소신을 지키려 하는 올곧은 성품을 가진 사람입니다.
4. 이 영화의 POINT
1) 입체적인 캐릭터
보통 재난 영화는 상황이 특수하다보니 어떤 사건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사건이 아닌 이상 웬만큼 개연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캐릭터가 평면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등장인물은 거의 대부분 입체적입니다. 전직 건설 노동자 출신으로 황궁 아파트 주민들을 이끄는 영탁은 리더십이 뛰어나고 사람이 좋아 보입니다. 리더로서의 냉철함, 어떨 때는 한 없이 차가운 모습을 보이다가도 아파트 주민에게는 격려를 해주는 모습이 캐릭터를 정말 어딘가에 있을 법하게 만들었습니다.
박서준 배우님이 연기하신 민성 캐릭터 역시 입체적입니다. 기본 베이스의 사람은 심성이 착하고 올곧아 보이지만 상황이 만들어낸 사건들 속에서 고군분투하면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차악을 선택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다른 캐릭터도 뚜렷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저런 재난이 일어났을 때 볼법한 인간군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정의감이 뛰어나고 내 한 몸 바치는, 디스토피아 장르에서 흔히 보일 법한 인물은 사실 영화이기에 존재하는 사람입니다. 실제로는 보기 쉽지 않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그런 클리셰적인 요소를 빼고 가감 없이 실제 있을 법한 사람들로 인물을 구성했습니다. 정말 그 모습들에 가감이 없어서 오히려 영화 내내 불쾌할 정도였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은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고, 또 어디까지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실제로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라고 다를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2) 최소한의 인간성
캐릭터들이 입체적이고 실제적이기는 해도 '재난 영화의 주인공을 맡을 법한 캐릭터'는 필요한 법입니다. 명화가 그런 캐릭터를 맡고 있었습니다. 생존이 걸린 극한 상황에서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과 이상적인 인간의 대립 속에서 명화는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저 역시 영화와 같은 상황이면 민성과 같이, 다른 캐릭터들과 별다를 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황궁 아파트 입주민 외에 출입 금지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오면서 입주민을 칼로 찔렀는데, 나라고 그걸 안 당할 수 있을까?라는 합리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도 명화의 생각이 옳다는 장면보다는 민성의 생각에 설득될 수 있게 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외부인에게 먼저 공격받은 입주민, 배려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외부인 등 그런 장면을 보면 볼수록 저는 민성의 생각에 물들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저런데, 어떻게 이상을 바라봐?라고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그건 명화도 똑같았습니다. 명화도 민성과 같은 것을 보았고, 같은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잃지 않았던 '인간성'을 명화는 지키고 있었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성을 얼마나 지키느냐, 영화는 그걸 말해주고 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어떤 게 인간다운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5. 추천 대상
디스토피아 물을 좋아하시면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적극추천입니다.
또, 찾아보니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숨겨진 의미들이 많더라구요. 그런 의미를 찾는 것을 좋아하신다면 몇 번 더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실제로 2번 보니 보이는 게 더 많아지더라고요! 찾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6.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쿠팡 플레이, 티빙, 웨이브, 왓챠에서 감상 가능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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