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아몬드, 몰입감 MAX

by _히로 2024. 1. 20.

1. 책을 읽게 된 이유

고등학생 때 독서토론 동아리를 했었습니다. 그때 선정된 책이 아몬드였는데, 점심시간에 20분만 읽는다는 걸 그 자리에서 싹 다 읽어버린 몰입감을 맛보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1년에 한 번씩은 꺼내 읽는 것 같습니다. 읽는 가 달라지니까 보이는 것도 다르고 그렇다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읽게 되었습니다.

 

2. 등장인물

1) 윤재

감정 표현을 하기 힘든 주인공입니다.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데, 귀 뒤쪽에 있는 편도체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그 편도체가 꼭 아몬드 같이 생겼다고 해서 책 제목이 아몬드인 듯합니다. 윤재의 엄마는 윤재가 다른 사람처럼 감정을 느꼈으면 해서 매일 아몬드를 챙겨줍니다. 그런데 자신을 챙겨주고 감정을 깨닫도록 도와주는 엄마와 할머니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윤재에게 감정을 표현하길 바라는 사람이 사라진 것입니다.

2)

악우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친구입니다. 처음에는 윤재를 괴롭히는 악역이었는데,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윤재에게 감정을 알려주게 됩니다. 근데 그 방법이 조금 고어합니다. 나비를 찢는 장면을 보여주거나 합니다. 하지만 곤이도 학교와 집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좋지 못한 길로 들어가게 됩니다.

3) 도라

윤재가 헌책방을 운영하다가 더 이상은 운영이 힘들게 됐을 때, 학교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둘은 헌책방 얘기를 하면서 가까워지는데, 이때 윤재는 한 번도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3. 작가의 의도

손원평 작가님은 아이를 낳고 양육하면서, 아이는 말을 하지 못하고 감정으로만 교류를 할 수 있는데, 이 감정은 어디에서 올까? 그리고 이것을 사용하지 못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시발점이 되어 아몬드를 집필하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손원평 작가님의 의도는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하고 나누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상대방을 이해한다고 말하고 공감한다고 말하지만 결국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지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타인을 공감하고 이해하기 전에 타인에 대해서 쉽게 재단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합니다.

타인은, 어디까지나 내가 다 경험할 수 없는 타인이기에 이해하고 다 알 것 같다고 말하지만, 다 모를 수도 있으니까요.

손원평 작가님은 공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질문은 판단하지 않고 관심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왜 저 사람은 이렇게 되었을까? 하고 말입니다.

 

4. 추천 대상

올겨울 책을 한 번 읽기는 하고 싶은데, 책만 보면 졸음이 밀려오거나 핸드폰이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앞서 말한 대로 몰입감이 정말 끝내주는 책이기 때문에, 내가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책이 읽게 해 줍니다.. 윤재의 감정선을 따라 읽으면 어느새 완독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손원평 작가님의 스토리를 끌고 가는 힘이 좋은데, 구성과 내용이 탄탄하고 그래서 몰입할 때 방해 요소가 하나도 없습니다. 처음 1, 2페이지만 읽는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읽으면 어느 순간 조금만 더, 앗쉬 조금 더 읽어야겠다.’ 하게 됩니다.

 

5. 리뷰

아무래도 주인공이 감정이 결핍된 설정을 갖고 있다 보니 감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요즘 하루하루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그 꾸역꾸역 살아가는 나날 속에서 나의 감정이 어떤지는 잘 돌아보고 있지 않더라고요. 윤재는 감정을 아예 모르니까 자그마한 변화에도 민감한데, 저는 아니거든요. 개인적으로 나의 감정을 돌볼 시간이 부족했다고 느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관심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돌볼 시간이 없었다는 건, 그만큼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니까요. 감정, 공감보다 앞서해야 할 것은 ‘관심’‘관심’ 일 듯합니다. 손원평 작가님께서 공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문이라고 하셨는데, 그 질문도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다고도 하셨습니다. 관심, 요즘 남에게는 너무 많고 나에게는 너무 적은 키워드가 아닌가 싶은데, 남에게 줄 관심 나에게 더 주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타인에 관해서는, 이미 나왔듯이 너무 쉽게 판단하고 재단하지 말 것이라는 다짐을 했습니다. 여전히 식지 않은 엠비타이가 요즘은 불편하다고 느끼는데, 너는 엠비티아이 유형이 P이고, T이고에 따라서 넌 이렇겠네, 저렇겠다고 함부로 판단하고 그 틀에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하니, 나 먼저 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