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목소리의 형태, 회복의 이야기

by _히로 2024. 1. 13.

1.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

 원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제목에 끌렸던 것 같습니다. ‘목소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존재인데, 어떻게 제목이 목소리의 형태? 라는 생각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연출 감독님이 애니메이션 바이올릿 에버가든의 공동 연출가님이라서 영화를 보기까지의 시간이 더 단축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끝에서 저는 휴지가 동이 날 정도로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2. 목소리의 형태의 Point

1. 목소리

 이 영화의 주인공인 쇼코는 청각장애인으로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목소리도 들을 수 없습니다. 타의적으로 무성의 세계에서 태어나 살아가고 있습니다. 반대로 소야는 스스로 사람들의 목소리를 차단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소야의 시선으로 앵글이 전환되는 연출이 나올 때, 사람들의 얼굴이 묘사되지 않고 X자가 쳐져 있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소야는 왜 사람들의 목소리를 차단하게 됐는가? 쇼코와 소야는 초등학생 때 같은 학급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쇼코가 소야네 반으로 전학을 왔습니다. 청각장애인이기에 노트로 자기소개를 하는 쇼코가 소야는 신기했습니다. 다른 반 친구들도 그러했고, 처음에는 다들 쇼코를 친절하게 대해주다가 점점 귀찮아합니다. 그 뒤로 소야를 중심으로 쇼코를 괴롭히기 시작하고 쇼코는 5개월 간 보청기 8개가 망가지거나 잃어버리게 됩니다.

 결국 쇼코의 엄마가 학교로 찾아오게 되고 보청기 값을 배상해야 할 대상이 필요해지자 반 친구들은 소야에게 덤탱이를 씌워버립니다. 그 후 쇼코는 전학을 가고, 남은 소야는 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혀 그 후로 계속 친구를 사귈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학교 폭력 가해자와 친구를 해줄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야가 사람들의 얼굴 위로 X를 치고 목소리를 차단해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6년 뒤, 소야는 아무 의미 없는 생활을 끝내려다가 죽을 거면 쇼코에게 사과를 하고 죽자는 결심을 하게 되고 쇼코에게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때는 하지 않으려 하고 우습게 여긴 쇼코의 언어인 수화로 대화를 시도합니다. 목소리가 없는 언어, 어눌한 손짓으로 매법 자신을 찾아오는 소야를 쇼코는 더 이상 피하지 않습니다.

 

2. 회복

 그 뒤로 소야를 통해 초등학교 때 유일하게 자신에게 친절히 대해줬던 사하라도 찼고 여럿 친구들과 놀이동산도 가고 축제도 즐기고 여행도 가게 되는 쇼코입니다. 하지만 회복이라는 건 되지 않습니다. 쇼코는 예전 초등학교 시절, 점점 자신을 귀찮아하다가 이내 자신을 떠나버렸던 친구들의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데리고 다니는 소야에게 부채감을 느낍니다. 자신의 소야의 짐이 됐다고 느끼는 겁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 모두에게 그와 같은 감정 느끼고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로 결심합니다. 자기 집 베란다 난간에 올라가 떨어지려는 그 때, 소야가 그것을 발견하고 쇼코를 끌어올립니다. 그리고 소야가 떨어지게 됩니다.

 병원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소야를 보며 죄책감이 배가 되어가던 때에 소야가 깨어납니다. 자신을 보고 놀란 쇼코를 안심시키며, 드디어 옜날 일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게 됩니다.(이전에는 너와 내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쇼코가 했던 말을 그대로 하며 사과라고 하기는 애매한 행동을 계속 했었습니다. ‘미안해라는 말을 하지 않은 채 그녀의 곁에 있었습니다.) 미안하다고 그녀의 언어로 사과를 한 소야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마음 속에 쌓아둔 힘들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그리고 쇼코는 그것을 받아줍니다. 그 순간 그 둘에게 완전한 회복이 찾아왔는데, 이 장면은 영화를 직접 봐야 느낄 수 있는 감탄이 있으니 꼭 보시길 바랍니다!

 

3. 영화 후기

 예쁜 그림체와 미친 연출력이 조화롭게 어울어진 영화였습니다. 가해자 미화라는 얘기는 피해갈 수 없겠지만, 본인의 잘못을 뉘우치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내용은 필요한 얘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 일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울컥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상처 받은 학창시절을 서로를 통해 회복시켜나가는 쌍방 구원 서사라는 해시태그가 찰떡인 영화입니다. 남녀주인공의 쌍방 구원 서사를 좋아하시거나 잔잔한 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