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잔잔함을 좋아하신다면, 적극 추천!
지브리 영화 중 유명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경우는 갈등요소가 큰 영화입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한 스토리가 큰 맥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소모도 조금 큰 편입니다. 가볍게 보기에는 힘든 영화들이죠. 마루 밑 아리에티는 지브리의 감성과 그림체를 좋아하시지만, 큰 갈등 없이 잔잔한 흐름의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한가로운 오후에, 따뜻한 집에서 이불 덮고 보기에 아주 좋은 영화이니 겨울에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2. 영화 정보
2010년에 개봉되었으며, 일본 아카데미상인 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이 있는데, 메리 노튼의 판타지 소설 시리즈인 <The Borrowers>입니다.
3. 주요 등장인물
1) 아리에티:
10cm라는 키를 가진 소인족의 소녀입니다. 남자주인공인 ‘쇼우’의 엄마의 집에서 대대로 살아오고 있으며, 인간의 물건을 빌려 쓰고 있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똑똑한 소녀입니다.
2) 쇼우:
심장이 좋지 않아서 어머니가 옛날에 살았던 집으로 요양을 온 소년입니다. 우연히 아리에티를 발견하게 되고 그 후 아리에티를 계속 도와주는 마음 착한 소년입니다.
3) 하루 아줌마:
쇼우 엄마의 집을 돌봐주는 파출부입니다. 소인족에 대해서 알고 있으며, 이 소인족을 언젠가 잡아 두리라고 생각합니다.
3. 이 영화의 봐야하는 이유
1) 동화적인 연출과 그림체
시골의 작은 집을 배경으로 하고, 또 소인족이 등장하기 때문에 동화적 요소가 물씬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성영화 식으로 틀어놓고 있어도 굉장히 분위기가 살았었습니다. 그 무드에 맞게 영화 전체가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기승전결을 위한 약간의 갈등이 있기는 하지만 그리 크지 않고 스무스하게 넘어갑니다.
2) 생각의 차이
이 영화에는 ‘소인족’을 두고 다른 생각을 가진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나보다 약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하루 아줌마와 ‘그냥 나랑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는 쇼우입니다. 이 둘의 생각의 차이는 행동으로도 보입니다.. 하루 아줌마는 ‘소인족’의 존재를 알고, 이들을 잡아서 팔려는 생각을 합니다. 잡아두려는 그 과정도 굉장히 무례하고, 어떻게 보면 이들도 인간인데 유리병에 가둬둡니다. 하지만 하루는 이들을 존중합니다. 아리에티와 대화를 하고 싶어 하고,, 아리에티가 흘린 각설탕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주방을 바꿔주기도 하죠. 그게 하루 아줌마는 소인족의 ‘적’이 되고 쇼우는 친구가 된 이유인 것 같습니다. 외양이 달라도, 그저 나와 다른 존재라 생각하고 그들을 존중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3) 사라져 가는 존재들.
소인족은 영화 속에서 멸종 위기의 상태라고 서술됩니다. 영화 중간 쯤에 ‘스피라’라는 바깥세상의 소인족이 등장하는데 그 소년이 말하길 바깥에는 세 가족의 소인족이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리에티의 아빠가 말하길 아리에티가 태어나기 전 두 가족이 더 있었는데, 한 가족은 행방불명, 한 가족은 이사를 갔다고 말합니다. 소인족이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라져 가는 소인족의 일원인 아리에티는 그럼에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발전하는 문명과 그로 인해 멸종되는 환경 생태계들, 종족들이 떠올랐습니다. 항상 자연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4) 세계가 다른 두 사람의 우정
쇼우가 아리에티를 도와주고, 아리에티도 부모님께 들었던 것과 달리 쇼우의 친절한 모습에 둘은 유대감을 쌓게 됩니다. 이사를 가는 날에 아리에티가 쇼우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쇼우는 외가에 오기 전 굉장히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묘사되는데, ‘60억이 넘는 인간들은 계속 살아갈 테지만 너희 종족 소인들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결국엔 멸망에 이를 거야.. 그전에 내가 먼저 죽겠지만.’이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아리에티는 그 멸망해 가는 종족의 일원임에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며 끝까지 살아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입니다. 그 덕에 쇼우가 조금씩 생각을 바꿀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쇼우가 마지막에 하는 말이 있는데, “아리에티 덕분에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어. 넌 내 심장의 일부야, 잊지 않을게.”라는 대사입니다. 서로에게 좋은 친구였음을 잘 보여주는 대사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사로 인해서 영화 전체가 몽글몽글하고 또 아련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4. OST
마루 밑 아리에티 오프닝에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는데 <아리에티의 노래>라는 곳입니다. 맑은 노랫소리가 울리며 영화의 분위기를 확 전도시킵니다. 독서나 짧은 글쓰기 같은 집중 하는 일을 할 때 틀어놓기 제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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