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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마루 밑 아리에티, 잔잔한 영화

by _히로 2024. 1. 16.

1. 잔잔함을 좋아하신다면, 적극 추천!

지브리 영화 중 유명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경우는 갈등요소가 큰 영화입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한 스토리가 큰 맥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소모도 조금 큰 편입니다. 가볍게 보기에는 힘든 영화들이죠마루 밑 아리에티는 지브리의 감성과 그림체를 좋아하시지만, 큰 갈등 없이 잔잔한 흐름의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한가로운 오후에, 따뜻한 집에서 이불 덮고 보기에 아주 좋은 영화이니 겨울에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2. 영화 정보

2010년에 개봉되었으며, 일본 아카데미상인 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이 있는데, 메리 노튼의 판타지 소설 시리즈인 <The Borrowers>입니다.

 

 

3. 주요 등장인물

1) 아리에티:

10cm라는 키를 가진 소인족의 소녀입니다. 남자주인공인 쇼우의 엄마의 집에서 대대로 살아오고 있으며, 인간의 물건을 빌려 쓰고 있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똑똑한 소녀입니다.

2) 쇼우:

심장이 좋지 않아서 어머니가 옛날에 살았던 집으로 요양을 온 소년입니다. 우연히 아리에티를 발견하게 되고 그 후 아리에티를 계속 도와주는 마음 착한 소년입니다.

3) 하루 아줌마:

쇼우 엄마의 집을 돌봐주는 파출부입니다. 소인족에 대해서 알고 있으며, 이 소인족을 언젠가 잡아 두리라고 생각합니다.

 

 

3. 이 영화의 봐야하는 이유

1) 동화적인 연출과 그림체

시골의 작은 집을 배경으로 하고, 또 소인족이 등장하기 때문에 동화적 요소가 물씬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성영화 식으로 틀어놓고 있어도 굉장히 분위기가 살았었습니다. 그 무드에 맞게 영화 전체가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기승전결을 위한 약간의 갈등이 있기는 하지만 그리 크지 않고 스무스하게 넘어갑니다.

2) 생각의 차이

이 영화에는 소인족을 두고 다른 생각을 가진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나보다 약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하루 아줌마와 그냥 나랑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는 쇼우입니다. 이 둘의 생각의 차이는 행동으로도 보입니다.. 하루 아줌마는 소인족의 존재를 알고, 이들을 잡아서 팔려는 생각을 합니다. 잡아두려는 그 과정도 굉장히 무례하고, 어떻게 보면 이들도 인간인데 유리병에 가둬둡니다. 하지만 하루는 이들을 존중합니다. 아리에티와 대화를 하고 싶어 하고,, 아리에티가 흘린 각설탕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주방을 바꿔주기도 하죠. 그게 하루 아줌마는 소인족의 이 되고 쇼우는 친구가 된 이유인 것 같습니다. 외양이 달라도, 그저 나와 다른 존재라 생각하고 그들을 존중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3) 사라져 가는 존재들.

소인족은 영화 속에서 멸종 위기의 상태라고 서술됩니다. 영화 중간 쯤에 스피라라는 바깥세상의 소인족이 등장하는데 그 소년이 말하길 바깥에는 세 가족의 소인족이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리에티의 아빠가 말하길 아리에티가 태어나기 전 두 가족이 더 있었는데, 한 가족은 행방불명, 한 가족은 이사를 갔다고 말합니다. 소인족이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라져 가는 소인족의 일원인 아리에티는 그럼에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발전하는 문명과 그로 인해 멸종되는 환경 생태계들, 종족들이 떠올랐습니다. 항상 자연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4) 세계가 다른 두 사람의 우정

쇼우가 아리에티를 도와주고, 아리에티도 부모님께 들었던 것과 달리 쇼우의 친절한 모습에 둘은 유대감을 쌓게 됩니다. 이사를 가는 날에 아리에티가 쇼우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쇼우는 외가에 오기 전 굉장히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묘사되는데, ‘60억이 넘는 인간들은 계속 살아갈 테지만 너희 종족 소인들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결국엔 멸망에 이를 거야.. 그전에 내가 먼저 죽겠지만.’이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아리에티는 그 멸망해 가는 종족의 일원임에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며 끝까지 살아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입니다. 그 덕에 쇼우가 조금씩 생각을 바꿀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쇼우가 마지막에 하는 말이 있는데, “아리에티 덕분에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어. 넌 내 심장의 일부야, 잊지 않을게.”라는 대사입니다. 서로에게 좋은 친구였음을 잘 보여주는 대사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사로 인해서 영화 전체가 몽글몽글하고 또 아련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4. OST

마루 밑 아리에티 오프닝에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는데 <아리에티의 노래>라는 곳입니다. 맑은 노랫소리가 울리며 영화의 분위기를 확 전도시킵니다. 독서나 짧은 글쓰기 같은 집중 하는 일을 할 때 틀어놓기 제격입니다.